책소개

삶과 죽음의 최전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일기

환자들은 우리 응급의학과 의사들을 보고 찾아오지는 않는다. 가까워서, 119가 데려다줘서, 다른 병원에서 안 받아 줘서, 병원이 유명해서, 외래에 유명 교수님께 다니던 중이니까 이 응급실로 찾아온다. 그러고는 누군가 마침 그 시간에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배정이 되어 잠깐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우리는 이름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그들이 의지할 유일한 의사이기도 했고, 난처한 때는 갈피를 잡아 주는 등대이기도 했다.

‘우리는 그 시절 빛나고 있었을까요?’

의과대학 학생 때부터 요즘은 인기 없는 ‘바이탈’을 전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최전선에는 응급의학과가 있었습니다. 수련 과정이야 당연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수련이 끝나면 ‘그래도 내가 젊을 때 4년간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을 지켜 냈다’라는 자부심과 낭만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서울대학교 응급의학교실에 입국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각오했던 것보다 더욱 힘들어서 몸도 마음도 많이 닳아 버렸고 전문의가 될 날만 기다리며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응급실 이야기)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저자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이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최전선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를 늘 고민하는 의사들의 고뇌를 보고 있으면 감사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또한, 환자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연명의료’, 쪽방촌 독거인이라는 사회 경제적 위치를 가진 자는 연명의료를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일까, 범죄자를 치료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 등의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주제들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다.

여러 사람들의 삶이 흐르고 터지고 있는 응급실의 한가운데서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든 의료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저자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1. 한 마음이 되어
2. 무명의 등대
3. 곡기를 끊다
4. 의인(義人)의 생명은 꺼져 가고
5. 기괴한 날
6. 무운을 바랍니다
7. 마음 따뜻한 날
8. 열사병 준형이
9. 마무리하는 시간
10. 투병일기 (1)
11. 투병일기 (2)
12. 치료받을 권리 (1)
13. 원망하진 않을까

2부
14. 중환자실 할머니
15. 연명의료
16. 확률
17. 택시 기사 사건
18. 피할 수 없는 사고
19. 치료받을 권리 (2)
20. 누가 어디까지 책임질까
21. 어떻게 죽을 것인가 (1)
22. 어떻게 죽을 것인가 (2)
23. 어떻게 죽을 것인가 (3)
24. 예측할 수 없는 죽음
25. 의료 전달 체계
26. 소아 응급 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