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도리도리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집

도리도리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집

저자
박순찬 (지은이)
출판사
비아북
출판일
2023-02-17
등록일
2023-05-15
파일포맷
PDF
파일크기
89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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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부조리와 비상식이 선명하게 강조되는 특수한 시공간, 시사만화
시사만화의 거장 박순찬, 대한민국을 기록하다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현실에 관심을 두고 바라보는 것은 우리 스스로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희망을 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순찬 작가의 홈페이지에는 위와 같은 인사말이 걸려 있다. 멋 부리지 않은 담백한 소개지만 약 30년 동안 쉼 없이 이어온 작품 활동으로 조용히 그 말의 무게를 증명한다. 1995년 「경향신문」에서 시사만화 ‘장도리’를 시작했고, 2021년 5월 연재를 종료했다. 그동안 우리를 ‘웃프게’ 했던 수많은 인물과 사건, 사고가 그의 펜 끝을 다녀갔다. 26년 만에 신문 연재를 종료하며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지쳤다, 힘들다.”라고 말하며 웃었지만, 2023년 그가 다시 돌아왔다. 한 번 더 희망을 담기 위해서.
‘장도리’ 연재 종료 후 우리나라의 정치 판도는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쁘게 변화했다.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가늠해볼 여유도 없이, 질주하는 열차를 멀거니 건너다보아야 하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것이 작가가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노동자들이 노동하느라 놓친 세상, 반복적인 일상에서 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대신 봐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슬로우뉴스」 2015. 5. 20. 인터뷰 중에서)
‘정치인을 그린다는 것은 그의 생물학적 얼굴이나 개인적인 속성이 아닌 공적 활동을 바탕으로 묘사하는 것’이라는 원칙 아래, 박순찬 작가가 그려내는 만화 속 세상은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연다. 작가가 그려내는 세상은 현실과 절묘하게 겹쳐지면서 부조리와 비상식이 선명하게 강조되어 드러나는 특수한 시공간이다. 박순찬 작가의 세계에서 우스꽝스럽게 강조되어 그려지는 정치인의 얼굴은 ‘유권자의 욕망 또는 희망, 분노, 좌절’을 반영하는 얼굴이고, 그래서 정치인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분노하는 것은 그 정치인 개인에 대한 분노를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상식에 대해 분노하는 것’과 진배없다. 독자들이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했다.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 지도 거의 일 년이 흘렀다. 지난 일 년을 역사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박순찬’이라는 사관의 눈으로 기록한 책, 『도리도리』가 세상에 나왔다.

지금껏 만나본 적 없는 ‘자유국’의 시대,
누구의 자유를 위한 나라인가

이 책에는 신문사 만평 화백을 그만둔 후 꾸준히 그려온 약 150여 개의 그림이 수록됐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신문의 특성상 암묵적으로 주어지던 굴레를 벗어나면서, 비판은 더 예리해지고 풍자는 더 과감해졌다.
시사만화는 그 특성상 그려질 당시의 사건 맥락을 모르면 그 의의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고 읽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작가의 설명을 함께 달고, 작품의 배치를 재구성했다. 단순히 시간 순서에 맞추어 그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느슨하게 총 3개의 장으로 나누어 당시 상황을 속도감 있게 되짚는다. 또 다양한 각도로 과거를 조망하고, 여러 사건을 연계해서 볼 수 있게끔 했다.
1장 ‘양두구육의 시대’에는 대통령과 여당의 권력을 둘러싼 이전투구를 모았다. 양두구육이란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겉보기만 그럴듯하게 보이고 속은 변변치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장 ‘좋아 빠르게 가’에는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의 모습과 이를 고스란히 목도한 우리 사회의 충격을 담았다. 장 제목인 ‘좋아 빠르게 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가 사용한 슬로건에서 따왔다. 3장 ‘눈 떠보니 자유국’에서는 윤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사에서 35번이나 언급한 ‘자유’가 과연 누구를 위한 자유고, 그를 위해 누구의 자유가 희생되고 있는지, 그 면면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퇴행하는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의 병폐를 꼬집는다.
부록으로는 SNS상에 공개되어 많은 관심을 모은 장도리의 외전격인 ‘윤도리’ 시리즈와 ‘간도리’ 시리즈를 실었다. 여기에 단행본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 부록인 ‘대통령 얼굴 그리는 법’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인물 그리기의 달인인 작가의 노하우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그 재미를 더한다.

표지화에 담은
‘그들만의 대한민국’의 민낯:
권력에 대한 풍자와 조롱

그간 출간해 온 ‘장도리’ 시리즈 단행본은 풍자와 재치가 담긴 촌철살인의 표지화로 매번 화제를 모았다. SNS와 커뮤니티 등지에서 공유되며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으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나는 99%다』와 『5‧16 공화국』 표지는 광주시립미술관에 소장되기도 했다. 신문사를 그만둔 후 펴낸 첫 장도리 시리즈 『도리도리』에서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표지화를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앞표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어록으로 윤 대통령의 얼굴을 묘사했고, 뒤표지에서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를 빌려와 뒤통수를 그렸다. ‘바이든 날리면’, ‘전용기 탑승 불가’, ‘전두환 정치 잘했다는 분 많아’, ‘일주일에 백이십 시간 일’, ‘화물 연대 파업은 북핵 위협과 마찬가지’, ‘후쿠시마는 원전 폭발 아니다’, ‘저출산은 페미니즘 때문’, ‘없는 사람 부정식품 먹자’, ‘왜 이리 대피가 안 됐나’, ‘일본 방위비 증액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나’, ‘우리말을 뭣하러 배우나’,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우리의 적은 북한’ 등등 대통령의 발언으로 그려진 앞표지를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그의 현실 인식과 역사관을 마주하게 된다. 한편 대통령 취임사로 채워진 뒤통수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언급한 ‘양두구육’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박순찬 작가는 강렬하면서 단순한 대통령의 초상화를 표지 삼아 권력의 이중성을 고발한다. 시사만화가다운 날카로운 재치는 본문에 수록된 만화에서도 가감 없이 발휘된다. 매 컷 통렬하게 세상의 부조리를 비판하면서도, 특유의 재치와 탁월한 인물 묘사, 그리고 적절한 수사 체계의 조합이 자아내는 통쾌함과 유쾌함은 일순간일지언정 독자를 웃게 만든다. 그 웃음의 뒷맛은 쓰다. 표지도 그렇다. 피식피식 웃음이 흘러나오는 단순한 캐리커처를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웃음은 멎고, 대통령의 굳게 닫힌 눈과 입을 더듬는 시선은 점점 무거워진다.
하종원(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은 ‘장도리’ 평론을 통해 “시사만화는 태생적으로 찌르기(sting)의 표현 양식이다. 그것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선동하며 분노케 하고, 궁극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속성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장도리」는 가장 시사만화다운 공격성으로 무장되어 있다.”라고 했다. 박순찬 작가가 선사하는 이(異)차원의 그림은 따끔하게 겉을 쑤시며 들어온다. 통쾌함과 유쾌함 끝에 남는 아픔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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