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좋은시 300선
- 저자
- 편집부
- 출판사
- 아인북스
- 출판일
- 2009-11-25
- 등록일
- 2010-12-15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4MB
- 공급사
- 교보문고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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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9년 웹진 「시인광장」선정 올해의 좋은 시!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좋은 시를 담아낸 『올해의 좋은 시 300선』. 2008년 겨울 호부터 2009년 가을 호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좋은 시 1000편을 선정해서 소개하고, 1000편 중 300편을 선정하여 엮어냈다. 또한 수상자 인터뷰를 수록했으며, 2009년을 빛낸 시인들의 주옥같은 300편의 방대한 시를 수록했다.
올해와 전년도에 각종 문예지의 신작 시집에 수록된 시들 중 엄선된 시들 가운데 2009년 제2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는 박형준 시인이 수상하였다. 박형준 시인의 무덤 사이에서는 무덤 사이를 거닐며 생과 사를 돌아보고 지나온 삶의 흔적을 더듬는 화자의 시선이 따뜻하고 믿음직스러우며, 많은 시론에서 말하는 방법과 이론을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 이 책에 담긴 시
무덤 사이에서 ｜ 박형준
내가 들판의 꽃을 찾으러 나갔을 때는
첫서리가 내렸고, 아직 인간의 언어를 몰랐을 때였다.
추수 끝난 들녘의 목울음이
하늘에서 먼 기러기의 항해로 이어지고 있었고
서리에 얼어붙은 이삭들 그늘 밑에서
별 가늑한 하늘 풍경보다 더 반짝이는 경이가
상처에 찔리며 부드러운 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내가 날려 보낸 생의 화살들을 줍곤 했었다.
내가 인간의 언어를 몰랐을 때
영혼의 풍경들은 심연조차도 푸르게 살아서
우물의 지하수에 떠 있는 별빛 같았다.
청춘의 불빛들로 이루어진 은하수를 건지러
자주 우물 밑바닥으로 내려가곤 하였다.
겨울이 되면, 얼어붙은 우물의 얼음 속으로 내려갈수록 피는 뜨거워 ?다.
땅 속 깊은 어둠 속에서 뿌리들이
잠에서 깨어나듯이, 얼음 속의 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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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